"신은 세상을 불편하게 만들라고 나를 보냈다." Eminem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을 과시하며 'My Name Is'(1999)로 대중의 머릿속에 들어왔습니다. 도발적인 초창기 작품부터 시궁창 같은 현실 속 개화한 꿈을 그린 영화 '8마일' 그리고 어느덧 중견 아티스트로 자리 잡을 때까지 그는 늘 한결같았죠. 전무후무하다시피 한 통렬함으로 미국인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선명한 거울을 비춘 것. 1972년 Marshall Mathers란 이름으로 태어나 디트로이트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배틀 래퍼로 씬에 발을 들였고, 당시 인터스코프 레코드의 CEO였던 Jimmy Iovine과 향후 멘토가 될 Dr. Dre의 눈에 띄게 됩니다. 사실, 이 일은 갓 태어난 딸을 돌보기 위해 주당 거의 60시간을 바쳤던 요리사 일자리를 잃은 지 불과 몇 달이 지난 후로, 이것이 곧 아티스트로서 그의 캐릭터를 확립한 백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어둡고 익살스러우며 상당히 난폭한 'The Slim Shady LP'(1999)와 'The Marshall Mathers LP'(2000)로 Eminem은 큰 성공을 거두며 팝 문화 제1의 악동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트라우마를 안은 탈색한 금발 머리의 악당이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음악은 힙합을 넘어 도시 밖 사람들의 마음에도 깊숙이 닿았습니다. 그의 랩은 단순히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쌓여온 울분을 토해내 치유를 찾는 일종의 프라이멀 스크림 요법으로서의 기능을 했고, 리얼리티 TV 쇼로 혼돈된 세대를 위한 펑크가 되어주었습니다. Eminem은 명성과 안정 그리고 약물에서 벗어난 맑은 정신을 찾고 '8마일'의 'Lose Yourself'로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며 성숙했지만 날카로움은 여전히 잃지 않았습니다. 'Revival'(2017)에서 드러나듯 좌절과 냉혹함의 경계에서 정치와 사회를 저격합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이리 냉랭한 그도 가혹한 말만을 한껏 던져내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음악, 문화적 존재감에 대한 그의 불안감이 녹아 있는 벌스에서 느껴지는 건 다름 아닌 인간미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