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재즈의 위대한 선구자로 손꼽히는 칙 코리아(Chick Corea)는 재즈의 개방성을 뚜렷하게 보여 준 거장입니다. 칙 코리아만큼 재즈에 라틴 음악, 록, 펑크, 클래식 등의 장르를 지적으로, 또 감성적으로 융합한 아티스트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섬세한 연주와 다양한 음악 요소, 뛰어난 멜로디가 결합한 그의 음악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트럼펫 주자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재즈 음악을 많이 들었던 그는 1960년대부터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 말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와 함께 활동하며 커리어의 분기점을 맞습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혁신적인 앨범 중 하나이자 전설의 명반인 'Bitches Brew' (1970) 작업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후 그는 Return to Forever, Chick Corea Elektric Band 등 자신의 밴드를 결성하면서 퓨전 재즈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또한 솔로 앨범을 계속 내는 동시에 허비 핸콕(Herbie Hancock), 게리 버튼(Gary Burton) 등 다른 재즈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이어갔죠. 말년까지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2021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 100장이 넘는 앨범을 작업한 칙 코리아는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퓨전 재즈 외에 Circle 등의 밴드에서는 아방가르드 재즈를 시도하기도 했죠. 니콜라스 에코노무(Nicolas Economou)와 함께 라이브 앨범 'On Two Pianos' (1983)에서 버르토크 벨러(Béla Bartók)의 작품을 연주하는가 하면, 키스 자렛(Keith Jarrett)과 모차르트(Mozart)의 명곡을 협주하는 등 클래식 분야에서도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습니다.